감각, 무감각

얼마 전에는 “죽여주는 여자”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탑골공원에서 일하는 박카스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야기를 우울하기 그지 없는 우리 나라, 그리고 그 나라에서 사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떻게 죽을지가 가장 고민인 우울하기만한 그 모습을.

감명 깊게 본 영화라 이곳저곳에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윤여정이 영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는 소식을 건내 들었다.

나이가 먹어서 이제 슬픈 내용을 연기해서 예전처럼 슬픔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를 찍는 내내 힘들었다.

(관련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찾지는 못함)

세상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그게 하나하나 쌓이다보면 정말 저렇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다 심한 일을 떠올리면 지금 일은 비교적 별거 아닌 일이 될 수도 있을테니.

무감각해진다. 감정이 무뎌진다. 나도 점점 더 그렇게 될까?

지금 당장은 아닌거 같다. 어제 방송하던 “그것이 알고 싶다”를 제대로 못봤던 것도,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노랫 가사를 들때마다 울컥하는 것도 아직은 무감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 또 슬퍼졌다.

오히려 아무 생각이 없으면 둔감하다면 더 좋지 않을까. 이렇게 아무런 이유도, 일말의 힌트도 없이 일이 일어나면 더 아프다. 왜왜왜를 되뇌면 계속 상황을 반복적으로 다시 생각해보지만, 도무지 이유조차 가늠하기 어렵던 일이 반복해서 상상한다도 그 이유를 찾게 될 리 만무하다.

둔감한게, 무감각 해질 수 있는 사람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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