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 못한 후원금

1년 전 박주민 의원의 후원금 모금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열심히 의정 활동을 하는 이 초선의원은 공개적으로 후원금 요청을 올렸고, 많은 사람들이 이 요청에 호응을 했다. 만 이틀이 지나지 않아 후원한도를 다 채웠다는 소식과 함께 박주민 의원은 감사글을 올렸다. 그에게 후원금을 보내건 아니었지만, 정치인 후원금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된 그 일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국회의원마다 받는 후원금은 제각각 일 것이다. 박주민 의원처럼 후원금 한도를 다 채우는 의원도 있을 것이고, 인지도와 지지도가 부족하여 후원금을 얼마 채우지 못한 국회의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원들은 어쩔 수 없이 법적으로 제공되는 예산 만을 가지고 의정 활동을 해야 할테니,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아무리 적은 후원금을 모집한 의원이라도 백수가 된 정치인과는 비교 불가이다.

백수가 된 정치인. 즉 선거에서 떨어졌거나 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한 전 의원들은 단 한푼의 정치 후원금도 받을 수 없다. 백수가 된 것도 서러운데 말이다.

내가 후원금을 보내고 싶었던 정치인도 백수인 상태였다. 고발한 사람들은 유죄를 선고 받고 고발의 대상들은 면죄부가 내려진 이상한 사건으로 의원직을 잃은 상태였다. 안타까운 마음에,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난생 처음으로 후원금을 보내고자 마음을 먹었다. 물론 많은 액수는 아니고 법적으로 세액공제가 되는 한도 내에서 보낼 생각이었다. 생각, 결심 그리고 행동만이 남았고 행동으로 옮기려다 이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 백수 정치인에게는 법적으로 정치 후원금을 보낼 수 없다. 이 사실을 그 때 알았다.

백수 정치인을 도와주고 싶었는데 후원금을 보내려면 백수가 아닌 상태가 되어야만 했다. 지금은 못 보내지만 국회의원이 다시 되었을 때 꼭 보내야지하고 마음을 먹었고, 그게 미루고 미루어져 오늘이 되었다.

그 사이 삼선에 성공해 다시 국회에 들어갔지만 난 계속 미루고 미뤘다. 하루하루가 지나 오늘까지 오게 되었고 결국 영영 후원금을 보낼 수 없게 되었다.

초선시절 노동자 평균 임금만 받겠다며 180만원을 제외한 전액을 당에 반납한 사람이었다. 매달 1000만원씩 받는 특활비도 안받고 다 같이 없애자고 말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왜 4000만원을 받았는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내가 후원금을 보내는 것을 미루지 않았더라면, 다른 지지자들도 미루지 않았더라면 그 돈이 필요 없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 미루고 미루고 미뤘던 내 탓이 조금이라도 없진 않는지, 마음으로만 지지 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지지를 보여줘야 하는게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다음 세대, 새로운 정치인이 등장하고 내가 그를 좋아하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응원하려고 한다. 미루고 미루다 보내지 못한 후원금도 꼭 보내고.

혹시 지금 지지하고 있는 정치인이 있다면,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그 사람을 지지해 주면 좋겠다. 그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든, 자유한국당 의원이든, 바른미래당 의원 이건 상관없이 말이다.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이 있어야만 당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잘못된 길을 갈 때, 전보다 줄어든 지지와 후원을 통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닫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행동들이 없다면 우리의 정치인들을 눈뜬 장님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오늘의 후회를 나도 여러분들도 다신 하지 않게 되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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